창업주부터 남다름.
NASA 최초의 흑인 여성 엔지니어였던 메리 W. 잭슨은 다음 세대 여성 및 비(非)백인 과학자들을 키워내는 일에도 힘을 쏟았다.
NASA에서 아폴로11호를 달에 착륙시키는 데 크게 기여했다
전 세계 아이들이 "영감을 주는 여성들" 인형을 만날 수 있게 되었다.
제가 〈히든 피겨스〉의 화장실 시퀀스를 보며 떠올린 것은 2017년 한국의 여자들에게 화장실이란 1960년대 흑인 여성이 차별받으며 서럽게 이용하던 그것에 별로 다를 바 없다는 것입니다. 누구든 필요할 때 안전하게 즉시 화장실을 쓸 수 있어야 합니다. 강간·살인·몰카의 걱정 없이. 이것은 남녀평등의 문제가 아니라 문명사회에서 사는 인간으로서 기본 중의 기본이자 존엄의 문제입니다. 동시에 일방적으로 여성 피해자와 남성 가해자를 양산해내고 있는 명백한 젠더문제입니다.
영화의 제목이 의미하는 '숨겨진 인물들(hidden figures)'은 나사의 '유색인종 컴퓨팅 그룹(Colored Computing Group)'에 소속된 흑인 여성들인데 이 영화는 그들의 투쟁적인 일화를 담고 있다. 투쟁이라 하니 광장에 나가 구호라도 외친 것인가 싶겠지만 그들에게 광장이란 자신들이 앉아 있던 사무실이고, 투쟁이란 그 자리를 지키는 것이었다. 호흡하듯 자연스러웠던 차별을 감내하면서도 자신들이 '앞서나갈 기회가 생길 때마다 결승선을 옮기는' 백인들을 상대하기 위해 끊임없이 전력 질주해야만 했기 때문이다.
50년 후 우리의 딸과 아들이 기억할 여성은 누구일까? 우리 자손들에게 새로운 길을 열어줄 엄마, 할머니가 되려면 어찌해야 할까? 지금 이 순간 이기적이고 못된 여자라고 비난받는 여성은 안심해도 좋다. 옳게 살고 있다는 뜻이니까. 그러니 안심하고 좀더 못돼먹게 굴어도 된다. 아이를 둔 엄마라면 남편에게 육아와 살림을 떠넘겨라. 명절에 뒹굴거리는 남자들을 위해 전을 부치지 말고 모두 부엌에서 나와 놀러 가라. 미혼여성에게 결혼의 미덕을 강요하는 자가 있다면 좀더 당당하게 너의 생각이 후졌다고 말하라. 무엇이든 당당하게 요구하라. 그러면 사회는 변할 수밖에 없다.
다들 아시겠지만 애플렉은 2010년 같이 일했던 동료 여성영화인들로부터 성추행을 이유로 고소당했다. 이 사건은 합의로 종결되긴 했지만 여전히 불쾌하며 이 사건을 알게 된 뒤로는 자연인 애플렉의 얼굴은 아무런 생각없이 그냥 보기는 어렵다. 허구의 이야기를 다루는 영상 매체에서 매력적이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고 불편하기도 한 점은 우리가 영화나 시리즈에서 매료되고 감정이입한 사람들이 실제로 존재하지 않고, 캐릭터와 분리된 본체가 따로 존재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사랑하고 몰입한 캐릭터를 연기한 배우에 무시할 수 없는 결함이 있다면 우린 어떻게 해야 할까?